경자년 백중 49일 기도 입제 안내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태어남은 한 조각 뜬구름 일어남이요.
죽음이라 한 조각 뜬 구름이 사라짐이라.
뜬 구름 자체엔 실이 없나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이와 다름없다네”
스님들이 영가를 천도 할 때 영가에게 일러주는 법문의 내용입니다.
이 게송을 보면 인생이 그저 허무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뜬 구름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 뜬 구름이 있게 했던 수증기(물)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뜬 구름 같은 것은 우리들의 몸뚱이, 즉 이 육신에 국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태어 날 때의 그 모습이 아니듯이 우리의 육신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어 그 자체에 고정 불변의 성질이 없습니다. 즉 자성(自性)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연이 흩어지면 죽음이라는 현상이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이요,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인연법이 적용되는 것이죠. 이번 백중 기도는 예전에 없던 특별한 기도가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는 우리 가족, 우리 조상님들을 위해 기도하고 천도(遷度)를 드렸다면 코로나 19로 인해 돌아가신 모든 분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중생들을 위한 기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들의 삶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보는 그런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금의 이 모든 상황도 시간이 흐르고 인연이 다하면 해결될 수 있겠지만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19는 우리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라고 합니다.
온갖 부끄러움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우리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이제 그만 '손을 씻으라'고 권합니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손을 씻는다'라는 것은 그가 하던 나쁜 일을 그만 둔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안겨준 메세지는 자뭇 크게 다가옵니다.
손을 씻으면서 마음을 함께 씻습니다.
우리의 잘못된 삶의 양식과 습관을 씻어버려야 합니다.
수치와 갈등을 씻어내고, 증오를 씻어내고, 잘못된 행동과 습관을 씻어내고 다시 시작하라는 말입니다.
씻을 때는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나쁜 행동을 하던 사람이 하던 행동을 멈추고 새로운 삶을 택할 때 하는 말이 '손을 씻는다' 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이제까지의 나쁜 습관과 나쁜 마음을 새롭게 고쳐 완전한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마스크는 자신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가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자신의 지난날을 뒤돌아보면서 부끄러움을 알고, 잘못된 습관을 고쳐 새로운 삶을 살으라고 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손을 깨끗이 씻으라고 바이러스는 강제적으로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백중 49일 기도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기도도 되겠지만 다시 한번 나를 뒤돌아보는 특별한 기도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백중기도 입제 천도재를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백중 기도 안내 ☜
기도 기간; 7월 16일(음 5월 25일)부터 9월 2일(음력 7월 15일)까지
기도 내용; 매일 새벽 5시 예불 및 금강경 독송
매일 저녁 6시 예불 및 지장경 츰부다라니 독송
기도 입제: 7월 19일 일요일 오전 11시 문수사 대법당
불기 2564년 경자년 7월 문수사 주지 혜각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