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사 백중 조상천도 49일 기도입재 안내
음력 7월 보름이면 백중(百中) 또는 하안거 해제일이라고 합니다.
석달 동안 스님들이 선원에 모여 공부를 하는 것을 결제(結制)라 하고 그 공부를 중생들에게 회향하는 날을 해제(解制)일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해제일을 백중이라 하며, 또 우리는 왜 조상님들을 위해 천도재를 올리는 것일까요?
7월 보름은 스님들이 3개월에 걸친 한 철의 수행을 마치고 수행의 결과를 대중에게 탁마(琢磨)하는 자자(自恣) 포살의 날입니다. 만행이 어려운 기나긴 장마철, 길가의 벌레 한 마리조차 그 귀한 생명을 해칠까 두려워하며 산사 수행도량에서 3개월에 걸쳐 수행에 전념하던 스님들이 다시 그 수행의 결과를 대중에게 회향하고자 하산하는 날인 것입니다. 이에 부처님은 아귀도에 떨어져 고통받던 어머님을 어찌하면 구원할 수 있을까 묻던 목련에게 이날을 맞이하여 스님들에 대한 공양의 공덕을 설하시며 이를 권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음력으로 7월 보름은 선망부모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자식의 지극한 정성과 스님들에 대한 공양의 공덕과 세간의 농사 풍습이 하나로 얽혀 있는 대단히 중요한 날인 것입니다.
모든 절 집안의 행사가 모두 경전에 그 근거를 가지고 있듯이 7월 백중의 우란분재도 우란분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경전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신통 제일인 목련존자가 생전에 탐욕과 죄업으로 인해 아귀도에서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는 모친을 보고 부처님께 구원의 방법을 구하고자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하안거가 끝나는 7월 15일 자자(自恣)의 날에 오미(五味: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을 말하며 여기서는 모든 음식을 말함), 백과(百果: 온갖 과일과 음식)의 온갖 맛있는 음식(백중이 한자로 백종 百種이라고도 표현되는 것은 이에서 비롯된 것이다)을 준비하여 분(盆:쟁반)에 담아 많은 수행자들에게 공양하라고 일러주셨습니다. 마침내 목련존자가 부처님 일러주신 방법대로 대중 스님께 공양하자 그 공덕에 의해 목련존자의 모친은 물론 지옥에서 고통받던 모든 중생이 다 구원을 얻었다고 하는 목련존자의 인연설화를 통해 참된 효행을 가르치고 있는 경전인 것입니다. 이처럼 우란분재(7월 백중)는 목련존자의 지극한 효성과 수행자에 대한 공양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중(百中) 또는 백종(百種)이라 불리는 음력 7월 보름의 세시는 이 무렵에 여러 가지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백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고 하여 유래된 명칭입니다.
이날 민가(民家)에서는 달이 뜨는 밤이 되면 과일, 채소, 술, 밥 등을 차려 돌아가신 부모님 또는 조상의 혼(魂)을 불러들여 제사(祭祀)를 지낸다 해서 백중을 망혼일(亡魂日)이라 하기도 하는데 이는 도교(道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입하(立夏)로부터 시작되는 여름은 밭매기와 논매기 등 농사일이 한창인 계절입니다. 그러나 ‘어정 7월, 동동 8월’ 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농촌의 7월은 바쁜 농번기를 보낸 뒤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가을 추수를 앞둔 달이어서 잠시 허리를 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절기상 농한기(農閑期)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들어 있는 백중은 농사일을 멈추고, 천신(薦新) 의례 및 잔치와 놀이판을 벌여 노동의 지루함을 달래고 더위로 인해 쇠약해진 건강을 회복하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불자(佛子)들은 한여름의 풍성한 과일이나 햇곡식을 들고 절을 찾아 스님들께 공양하거나 조상천도를 위한 재를 올려 왔던 것입니다.
저희 문수사에서도 이러한 조상님들의 전통을 이어 받아, 머나먼 이국땅에 나와 있지만 우리의 뿌리를 잊지 않고 조상님의 은덕을 생각하는 49일 기도를 시작하려 합니다. 불자님들께서도 함께 하시어 나와 나의 뿌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불기 2555년 6월 26일 일요일 입재
새벽 - 금강경 독송, 저녁 - 지장경 첨부다라니 108번 독송
8월 7일부터 일주일 특별 지장 사시기도
불기 2555년 8월 14일 일요일 회향 - 조상님 천도재
문수사 주지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