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일이면 저희 문수사가 개원(開院)을 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 데,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할 만큼이 시간이 흘러 이제는 보스톤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문수사의 명성이 알려져 있을 만큼 우리 불자님들의 원력이 하나로 모아졌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되어 집니다.
그러나 한 가지 미진한 것이 있는데, 문수사는 말 그대로 지혜의 도량입니다. 그러나 저희 문수사 석가모니 부처님상에 부처님의 지혜의 상징인 광배(光背 - 빛의 후광)가 없습니다. 또한 부처님께서 앉아 계시는 좌대(座臺)또한 제대로 형식을 갖춘 것이 아니라 사람이 앉는 방석위에 앉아 계십니다. 이제 그 인연이 중(重)하여 부처님 지혜의 빛을 나타내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번 문수사 개원 20주년에 맞추어 부처님께 지혜의 빛인 광배와 제대로 된 좌대를 올려드리고자 합니다.
광배(光背)란 부처님께서 발산(發散)하는 일체의 빛은 깨달음의 정신적 에너지이며, 지혜의 상(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몸에서 나오는 광명을 광명지상(光明智相)이라고도 합니다. 이 빛은 미망(迷妄)의 어두움을 파하고 진리를 드러내는 광명이며, 항상 시방세계(十方世界)를 빈틈없이 비추는 무량광(無量光)입니다. 부처님이 발하는 빛에 대해서는 형체가 없고 밝다고 하는 것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습니다.
더구나 곧게 나아가고 곧게 비추지만 한 장의 종이로 막을 수 있는 태양광과 달리 어떤 장애물로도 막을 수 없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비치는 부처님의 빛을 구상화(具象化)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훌륭하게 구상화(具象化)하여 표현해 낸 것이 바로 광배인 것입니다.
연화좌대란 불보살이 앉는 대좌로서 불교에서 불상을 안치하는 대좌를 가리킵니다. 연화대(蓮花臺), 보좌(寶座)라고도 하며, 부처님과 보살만이 연화좌(蓮華坐)에 앉을 수 있습니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 보면 불상의 대좌가 연화좌인 까닭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연꽃이 부드럽고 깨끗함으로써 신력(神力)을 나타내어 그 위에 앉되 꽃이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묘법의 자리를 장엄하게 하는 까닭이며, 여러 꽃은 모두 작아 이 꽃같이 크고 향기가 깨끗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묘법(妙法)의 자리를 장엄(莊嚴)하는 까닭이며, 여러 꽃은 작아 이 꽃(연꽃)같이 크고 향기로운 꽃이 없기 때문이다. 속세의 꽃은 크기가 1척 정도지만 ‘만타기니지’ ‘아나파달다지’의 연꽃은 큰 수레바퀴만 하다.
천상의 연꽃은 이보다 더 커서 결가부좌하기에 족하다. 부처님이 앉는 연꽃은 이보다도 백천만배 더 크다. 이 같은 연화대는 깨끗하고 향기가 있어 앉을 만 하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연꽃은 진흙속에서도 깨끗한 꽃을 피우므로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자리를 의미합니다. 인도 신화에 따르면 비슈누의 배꼽 속에 있는 연꽃에 범천(梵天)이 있어서 만물을 창조했다고 합니다. 또한 불성을 상징하여 봉오리 상태는 앞으로 불성이 필 것을 뜻하고, 활짝 피어 있으면 현재 불성이 활짝 피어 있음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지난 20년의 세월동안 수 많은 분들이 저희 문수사를 거쳐 갔습니다.이 지중한 인연 한분 한분을 어찌 소흘히 여기겠습니까?한분 한분의 소중한 인연이 모여 문수사가 개원을 했듯이, 이제 문수사는 본래의 지혜의 도량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부처님의 지혜의 상징인 광배와 연화좌대 불사에 많은 불자님들의 동참을 바랍니다.
불기 2555년 부처님이 오신 찬란한 5월 문수사
회주 도범, 주지 혜각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