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곡당 일타대종사 열반 12 주기 추모법회 안내문)

(東谷堂 日陀大宗師 涅槃 十二週期 追慕法會 案內文)

어떤 스님이 남양혜충국사(南陽慧忠國師)에게 법을 물었습니다.
스님이 묻기를 : ‘어떤 것이 불법(佛法)의 대의(大義)입니까?’
스승(혜충국사)이 말씀하시되: “문수당(文殊堂) 안(裏)의 일만 보살(一萬菩薩)이니라”
스님: ‘학인은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스승: “대비보살(大悲菩薩)은 눈이 천개요, 손이 천개이니라.”

[祖堂集]

‘僧問 如何是 佛法大意’
“師曰 文殊堂裏 一萬菩薩”
‘僧曰 學人不會
“師曰 大悲千手千眼”

문수보살은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므로 문수당의 일만 보살은
중생을 제도하는 지혜가 일만 가지요, 즉 무수히 많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불법의 대의는 한뜻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하며
지혜를 밝히는 일은 다 불법의 대의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문수당안의 일만 보살의 지혜와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의
천수천안이 중생들을 구제하고 있음이 불법의 대의라는 선문답입니다.
큰 원력으로 살아가는 불제자는 문수와 관음의 길을 가고 있으며
이치에 어둡지 않으면 점차 지혜가 밝아집니다.

마음 씀이 올바르면 삶이 그대로 수행이요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공덕이 쌓여갑니다.
순간의 지혜가 순간의 문수요, 지혜가 일만이면 바로 문수보살이며
인연 닿는 곳마다 보살펴주고 도와주는 손길이 곧 관세음보살입니다.

세상사는 갈수록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하고
더 많은 것을 보게 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우게 합니다.
불법이 일상생활을 벗어나지 아니했으며
배움과 경험을 바탕으로 수행의 묘는 점차 터득됩니다.
구도자가 무엇을 특별히 구하려고 하기 때문에
조사(祖師)스님들은 평상심(平常心)을 강조했습니다.

마조어록(馬祖語錄)에서
평상심이 도이다.
무엇을 평상심이라고 하는가?
조작이 없고, 시비가 없고, 취사가 없고, 단견과 상견이 없고
범도 없고, 성도 없는 것이다.

 “馬祖語錄”
“平常心是道 何爲平常心 無造作 無是非 無取捨 無斷常 無凡無聖”

마조도일스님의 평상심은 범부의 평상심이 아니오.
조작, 시비, 취사, 단상, 범부와 성인도 없는 마음을 평상심이라고 했습니다.
생활자체가 공부의 장이 되기도 하고 또한 평상심을 깨달았어도
삶은 그대로 평상심을 떠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영우지근(靈祐志根)스님은 복사꽃을 보고 순간 깨달았다고 하며
소동파(蘇東坡)는 계곡에 이르러 물소리를 듣고 깨달았다했습니다.
향엄지한(香嚴智閑)스님은 대나무에 작은 돌멩이가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깨달았으며
보수(寶壽)스님은 싸우고 나서 화해하며 ‘면목이 없네 그려’라는 말에 깨달았습니다.
서산대사는 영관(靈觀)대사에게 인가를 얻고 촌락을 지나다가
정오에 닭울음소리를 듣고 홀연히 깨달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동곡당 일타대종사”에게 들은 법문이며
평소에 여러 선사들의 어록을 근거로 평상심법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음의 가르침이 경전이나 염불 또는 참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경지에 이르면 스스로 밝아진다는 가르침도 주셨습니다.

일타스님은 저희 은사스님이요, 12년 전에 문수사에서 신도님들에게
5계(五戒)와 보살계(菩薩戒) 및 불명(佛名)을 주신 특별한 인연이 있으십니다.
스님께서는 선(禪)과 교(敎)와 율(律)을 통달하신 대선사(大禪師)요, 삼장법사이며
대한불교 조계종 전계대화상(傳戒大和尙)을 지낸 대율사(大律師)였습니다.
열반(涅槃) 12주년을 맞이하여 추모제(追慕祭)를 올리며
돌아가신 김경중, 김경문거사님의 자모 일여행(김혜석)보살님의 3제도 함께 모십니다.

일시: 11월 13일(일요일) 오전 11시
장소: 문수사 큰 법당

2011년 11월 6일
문수사 회주 도범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