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아타>에 의하면, 나무치라는 악마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고행의 결과 몸이 여위게 되어 살아남기 어렵다. 생명이 있어야 여러가지 선행도 가능하다. 고행에 열중한다고 해서 무슨 성과가 있겠는가? 정진의 길은 가기 어렵고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위로에 대하여, 싯다르타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내게는 믿음이 있고 정진이 있고 지혜가 있다. 신체의 살이 빠질 때, 마음은 더욱더 맑게 개이고, 생각과 지혜의 명상이 더욱더 굳어진다. 마음은 갖가지 욕망을 돌보지 않는다. 보라, 이 심신의 깨끗함을..." 즉, 수행의 과정에 있어서 많은 마군의 유혹이 있었지만 이러한 마군은 갈애와 혐오, 탐욕이라는 인간의 욕심을 드러내는 것을 비유하여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부처님의 깨달음이 말해주는 것은 단지 특수한 명상이나 수행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들이 이겨내지 못했던 내면적인 갈등의 극복에서 비롯된 것으로 악마란 죽음의 신이요, 욕망의 지배자입니다. 깨달음을 통해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 욕망을 단절하여 정신의 자유를 얻는 것, 이것이 부처님이 되신 진정한 의미로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이것을 깨우치기 위해 불교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며, 성도재일을 만들어 이날 하루 만큼은 많은 사찰에서 용맹정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수행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자세가 있습니다.
첫째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무엇을 버리라는 겁니까. 금은 보석이나 물질적인 것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고 마음가운데 욕망과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목적에 집착해서 목적 지향적으로 사는 삶은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삶은 하나의 과정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만 있을 뿐입니다.
두 번째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보통 성도재일에 삼천배를 많이 하는데 삼천배를 하다 보면 무릎이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성취는, 모든 나아감에 있어서는 고통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바세계를 고통의 세계라 하는 겁니다.
고통 없이는 살 수가 없는 세계, 그래서 인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입니다. 사바라는 뜻이 바로 분별이요, 고통이란 뜻입니다. 뭘 하든지 간에 고통 없기를 바라고 수고로움을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편히 살려고 하지 마십시오.
수고로움을 두려워하지 말고 힘든 걸 두려워하지 말고 고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열심히 부지런히 닦아 나가야 된다고 하는 겁니다. 이제 그 기회를 만들어 드리고자 저희 문수사에서는 임진년 새해 첫 날, 바로 부처님 되신 뜻 깊은 날에 내 고통을 시험해 보고자 합니다.
부처님은 단순히 이 세상에 한번 왔다가 가신 분이 아닙니다. 모든 중생을 깨치게 하고자 서원을 세우시고 수억 겁을 거듭나며 수행을 닦은 분이셨습니다. 부처님은 모든 이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고통 속에 헤매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천상영화(도솔천)를 버리고 이 사바세계로 내려오셔서 성도하신 분이신 것입니다.
물론 우리 불자님들 또한 그 같은 원을 지금 당장 세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이러한 수행을 실천으로 옮길 때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 보장된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행복과 즐거움은 결코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만족할 줄 알고 내적인 수행의 충만함이 진정한 행복과 나아가 열반·적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거룩한 행복 만들기에 불자님들을 초대합니다.
음 12월 8일 성도재일 및 임진년 새해 자비도량 참법 1,000배 정진
일시; 2012년 1월 1일 (일요일) 법회 후
준비물; 간편한 복장, 수건
PS; 연화좌대에 들어갈 사경은 1월 22일까지 가져 오셔야합니다.
문수사 주지 혜각 스님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