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사 한가위 추석 차례법회 안내

믿음은 내가 뿌리는 씨앗이고

지혜는 밭을 가는 가레이며

신(身). 구(口). 의(意) 삼업을 없애는 것이

내가 밭을 매는 김매기이다.

- 잡아함경

『오월농부팔월신선(五月農夫八月神仙)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뉴월에는 땡볕에서 구슬 땀을 흘리면서 일을 해도 먹을 것이 신통치 못하지만 팔월이 되면 온갖 햇곡식이 수확되고 머지않아 모든 곡식을 거둬들이게 되므로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막걸리도 빚어서 잘 먹고 지낼 수 있음으로 팔월 달에는 농부도 신선과 다름이 없다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한편으론 눈물겨운 『추석절 반보기』라는 풍속도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결혼을 했다고 해도 친정집 드나들기가 이웃집 가는 것 보다 더 쉬울 수도 있지만 옛날에는 시집간 새색시가 함부로 친정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교통수단도 그렇고 전화와 같은 통신 수단도 발달되지 않아 한번 시집가면 여간해서 소식을 주고받기가 힘들었습니다. 친정 부모들은 항상 딸의 안부를 궁금해 하고 시집간 딸은 또한 친정 부모님을 그리워 하면서도 쉽게 만날 수가 없었던데서 비롯된 풍습이 바로 “추석절 반보기”입니다.
언제나 바쁜 시집살이를 하다보면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데 명절 뒤에는 얼마간 한가하므로 이 때 서로 만나보는 풍속인 것입니다.
다른 명절에는 부녀자가 나들이 하기 어려우므로 주로 추석명절 다음에 기회를 마련하는데 추석 전후에 미리 사람을 보내어 서로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해놓고 만났던 것입니다. 이때 서로 만나는 장소는 보통 시집과 친정의 중간쯤에 있는 산이나 골짜기를 택했는데 이를 “도중에서 서로 만나다”는 뜻에서 중로상봉(中路相逢)이라고도 하고 ‘반보기’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난 어머니와 딸 또는 사돈끼리는 서로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회포를 풀었던 것입니다.
이제 ‘반보기’라는 풍속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시골에서는 추석뒤에는 며느리들을 친정으로 보내 회포를 풀수 있게 만들고, 이때 햇곡식으로 떡을 만들어 보내는 풍속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풍속도 생활이 편리해 지면서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옛날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추석명절은 그 무엇보다도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데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햇곡식으로 제수상을 차려 차례를 지냄으로써 조상의 덕으로 한 해 농사를 잘 짓게 되었다는 감사를 드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 불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추석명절을 맞이해야 할까요?
첫째는 조상님들에 대한 공경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근본을 되돌아 보아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근원은 무엇인가?
‘우리 모두에게 부처님과 똑같은 불성(佛性)이 있고 이 불성이 나의 근원이다’라고 하는 정도는 우리 불자님이라면 모두가 알 고 있습니다.
이제 저희 문수사는 “추석절 반보기”의 장소로도, 조상을 공경하며 차례를 지내는 장소로도, 내 스스로의 고향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장소로 우리 불자님들께 제공해 드리고자 합니다. 추석 한가위 날 조상님의 은덕을 기리고 가까운 사람들과 정겨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추석 차례를 올리고자 합니다.

  불기 2556년 9월 30일 일요일 11시 문수사 대법당

           
         ☞ 10월 문수사 법회 안내 ☜

10월 7일 첫째 주 일요일 - 법회를 쉽니다.

10월 14일 둘째 주 일요일 - 권오영 교수님 강의

                       “한국 역사와 문화에 관하여”

10월 21일 셋째 주 일요일 - 주지스님 “자경문 강의”

10월 28일 넷째 주 일요일 - 영상법문 “선”

2012년 9월 문수사 주지 혜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