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동안거 백일 참회기도 입제 안내

(이제 부처님의 Healing이 필요할 때이다.)

“온갖 중생의 심성은 본래 청정해서

번뇌의 여러 결(結)이 더럽히지 못한다.

마치 허공을 더럽히지 못하는 것처럼...

- 대집경(大集經) -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새로운 생활 문화의 하나로 ‘힐링(Healing)’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치유’라는 우리의 말이 있는데 굳이 영어로 표현하는데는 그 까닭이 있습니다.
Healing이란 일반적인 치유(治癒)가 아닌 ‘몸과 마음의 치유’라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급격한 역사와 사회변동 속에서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던 개인의 고통에 대한 새로운 자각(自覺)이 사회적인 차원에서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건강에 대한 새로운, 그리고 향상된 기준이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 건강함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의식주 전반에 걸친 일상적인 건강은 물론 주체성(主體性)이나 자존감(自尊感)과 같은 정신적인 건강,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나 유대감 등과 같은 심리적 건강에 이르는 삶의 전반에 걸친 건강과 행복이 모두 이 Healing의 영역에 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힐링이 상업적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2000년대 초 한국사회에서 한 때의 열풍을 일으켰던 ‘웰빙’의 경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힐링은 본래 종교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역할 중의 하나이며, 특히 불교는 다른 어떤 종교보다도 ‘힐링’을 수행과 실천의 근본이념을 삼고 있는 종교입니다.
불교의 근본교리인 사성제(四聖帝)와 팔정도(八正道)는 바로 고통의 진단과 원인 그리고 치유와 완쾌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교 수행의 목적은 ‘이고득락(離苦得樂) - 고통을 떠나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여기서 고(苦)를 떠난다고 하는 것은 고를 없앤다거나 혹은 고(苦)가 존재하지 않는 극락이나 천당으로 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고통의 직시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잠시 그 고통을 잊는다고 해서 고통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속으로 들어가 고통과 함께 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처님 당시 죽은 아들을 살려달라고 매달리는 ‘키사고타미’라는 여인에게 내린 힐링은 단 한명도 죽은 이가 없는 집에서 겨자씨를 구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집 저집을 찾아 헤메던 키사고타미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자신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키사고타미가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에 대한 ‘여실지견(如實知見) - 있는 그대로 직시(直視)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통도 즐거움도 인생의 한 일부분으로 행복과 불행이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힐링’인 것입니다.
부처님의 힐링이란, 나만의 고통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고통을 직시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때로는 쓰기도 하고 맵기도 한 인생의 여러 양상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저희 문수사에서 불자님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Healing을 시작하고 합니다. 새벽에 다라니 기도를 통해 마음을 치유(治癒)하고, 저녁에 절 수행을 통해 몸의 건강을 생각하는 나만의 힐링과 함께 이웃의 고통도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불자로 거듭나시기를 바랍니다.

백일기도 입제 불기 2556(2012)년 11월 18일(음 10월 5일)
백일기도 회향 불기 2557(2013)년 02월 24일(음 1월 15일)
기도시간 새벽 - 05시 00분 예불 및 다라니 21독 독송
저녁 - 06시 30분 예불 및 생명나눔 108배 정진
* 기도 신청서도 함께 동봉하오니 함께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불기 2556(2012)년 11월 문수사 주지 혜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