願我永離三惡道 願我速斷貪瞋癡 願我常聞佛法僧 願我勤修戒定慧

願我恒隨諸佛學 願我不退菩提心 願我決定生安養 願我速見阿彌陀

願我分身遍塵刹 願我廣度諸衆生

“원컨대 길이 삼악도(지옥‧아귀‧축생)를 여의기 바라오며

탐‧진‧치 (삼독의 번뇌)를 끊고자 하나이다.

(그리하여) 항상 불‧법‧승 (삼보)를 가까이 하며

계‧정‧혜 삼학(三學)을 부지런히 닦아

모든 부처님 가르침을 항상 따라서

깨달음의 마음 물러서지 않게 하여지이다.

(그러한 즉) 결정코 안양(安養:極樂世界)에 태어나

아미타 부처님을 뵈오리니

나의 몸 온 누리에 나투어서

원컨대 널리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게 하소서.”

원(願)이란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그리는 밑그림(일종의 설계도)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밑그림만 그려놓고 실행을 하지 않으 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밑그림대로 하기위해 출발 하는 것을 발원(發願)이라 하고, 그 원을 이루기 위해 실행하는 것을 행원(行願)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위의 발원문은 과거세의 모든 부처님이 발원하셨던 것이지만 특히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중생의 모습으로 8천번을 태어나셨는데 인간의 모습은 단 5백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간으로 태어나실 때마다 하나의 원을 세우셨는데 그 가운데 열 가지의 큰 서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 있는 발원문은 우리가 어떻게 진리를 구현(具現)할 것인지 그리고 참생명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의 표준이 되고 지침이 되는 발원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발원문은 두 가지씩 서로 상관되어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願我永離三惡道 願我速斷貪瞋癡

원컨대 길이 삼악도(지옥‧아귀‧축생) 여의기 바라오며

탐‧진‧치 (삼독의 번뇌) 끊고자 하나이다.

삼악도에 태어나게 되는 것은 바로 탐(貪)진(瞋)치(癡)의 삼독(三毒) 때문에 받는 과보(果報)입니다. 탐욕(貪慾) 때문에 허기진 고통을 겪게 되는 아귀(餓鬼)의 과보를 받고, 분노(忿怒)하는 진심(嗔心) 때문에 지옥의 고통을 받게 되며, 어리석은 우치심(愚癡心) 때문에 축생의 몸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삼독심만 끊으면 삼악도의 고통은 자연히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중생들은 바깥경계에 이리저리 쫓아다니고 오욕(재욕(財物欲) 색욕(色欲) 식욕(食欲) 명예욕(名譽欲) 수면욕(睡眠欲))과 칠정(희(喜);기쁨, 노(怒);노여움 ,화냄, 애(哀);슬픔, 락(樂);즐거움, 오(惡);미움, 욕(欲);욕망 ,두려움, 애(愛);사랑)에 끄달리면서 삼독의 파도에 휩쓸리어 고해(苦海)의 바다를 떠돌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익혀온 습(習)이 한 순간에 끊어지지 않겠지만 고해인 삼악도를 벗어나기 위해 삼독을 끊겠다는 발원(發願)은 현재 나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고 그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서원(誓願)의 출발입니다. 세상의 모든 부처님이 처음 발심(發心)을 할 때, 세상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출가하신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의 무상(無常)함을 느끼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출가하신 것입니다.

願我常聞佛法僧 願我勤修戒定慧

항상 불‧법‧승 (삼보) 가까이 하며

계‧정‧혜 삼학(三學)을 부지런히 닦겠습니다.

불법승 삼보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보배이니, 진리를 깨달으시고 복덕(福德)을 구족하신 부처님이 불보(佛寶)이며,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로서 그 진리에 대한 말씀을 모아놓은 경전과 조사(祖師)님들의 어록(語錄)등을 법보(法寶)라 하고, 진리를 따라 수행하며 세상의 지표(指標)가 되는 사람들을 승보(僧寶)라고 합니다.

이러한 삼보(三寶)는 고해(苦海)를 건너고 삼악도(三惡道)를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보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보물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금강경에서도 내내 나오듯이 신해수지(信解受持)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방정식을 가르치듯이 먼저 방정식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모든 문제들을 풀어낼 수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저 듣기만 하면 그것은 당연히 부처님의 말씀일 뿐이고 조사님들의 말씀일 뿐입니다.

내가 삼보의 가르침을 항상 듣기를 원한다는 것은 나도 삼보가 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삼학(三學-계 정 혜)을 부지런히 닦아야만 합니다. 삼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계(戒)입니다.

만약에 부처님께서 비록 깨달음을 이루었어도 당시의 다른 스승들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과연 불교가 이렇게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을까요? 한 예로 부처님의 다섯 제자 가운데 앗사지(한문으로는 마등(馬騰)이라 함)가 마을에서 탁발하는 모습을 보고 사리불이 그 모습에 반하여 앗사지를 뒤따라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만약 사리불의 스승인 산자야가 부처님과 같은 위위(威偉)를 보였다면 아마 사리불이나 목건련이 부처님께로 귀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렇듯 계란 마치 거울과도 같은 것입니다. 계(戒)가 거울이라면 정(定)은 그 거울에 비치는 사물(즉 나의 마음)입니다. 불교를 일러 마음을 닦는 종교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마음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정(定)이란 산란한 마음을 고요히 가라 앉혀 내면의 세게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격랑으로 탁해진 물이 가라앉아 밑바닥까지 들여다 볼 수 있을 만큼의 맑은 연못을 가르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 안까지 들여다 볼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을 불교에서는 혜(慧)라고 합니다.

혜란 모든 실상을 바로 깨달아 모든 존재들이 서로 연기(緣起)하는 진리를 잘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서산대사께서는 이 삼학을 일러 “계율은 번뇌 망상이라는 도둑을 잡는 것이요, 선정은 이 도둑을 묶는 것이며, 혜는 도둑을 죽이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