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게(懺悔偈)

 “我昔所造諸惡業 皆由無始貪嗔癡

從身口意之所生 一切我今皆懺悔”

“옛적부터 지어왔던 모든 악업은

모두가 비롯됨(시작)이 없는 탐 진 치로 말미암아서

몸과 말과 뜻으로 지어왔으니

내가 이제 그 모든 허물을 참회합니다”

이제까지는 신묘장구대다라니의 공덕과 발원 및 회향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참회에 관한 내용입니다.

원래 참회를 하려면 불보살님을 청하고, 경전이나 주문(다라니)을 염송하며, 자신의 죄명을 말하고, 서원을 세우며, 그래서 불보살님으로부터 증명을 받는, 이 다섯 가지의 인연을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참회게를 외우고 증명으로 참제업장 십이존불을 청하고 열 가지의 죄명을 말하고, 참회를 찬탄하며, 그래서 참회진언을 외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법화경을 읽으면 첫 머리인 서품에서 부처님의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과 참괴(慚愧)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일대사인연이란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진정한 뜻을 나타내고 있으며 또한 참괴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참(慚)이란 ‘남에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요, 괴(愧)는 나에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참회(懺悔)에는 이참(理懺)과 사참(事懺)이 있는데, 이참(理懺)이란 진리의 실상을 깨달아 죄를 소멸하는 것으로, 죄는 본래 자성(自性)이 없는 공(空)한 것임을 알고 참 생명의 실상을 깨닫는 것입니다.

사참(事懺)은 실제로 예배하고 다라니를 외우고, 또는 108배등 절을 하는 등 어떤 형식을 빌려 참회하는 것을 말하며, 이것을 작법(作法)이라 하며 말 그대로 몸으로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죄(罪)란 그릇된 행동(非)을 저질러서 그물(罒,網)에 걸려드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물은 인드라 망이라 하여 대 자연의 섭리요, 인과의 법칙이며, 반드시 그 결과를 알게 되는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그릇된 행동으로 인한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것이 바로 참회입니다.

사실 모든 죄는 바로 ‘나’라는 이기심(利己心)으로부터 시작이 됩니다.

그래서 참회는 과거로부터 이어온 악업을 하심(下心)으로 녹여서 낮추고 낮추어 덜어내는 것입니다. 덜어낸 그 자리에 복이 흘러들어오고, 복이 지극해지면 마음이 신령스러워 지는 것입니다.

참제업장십이존불(懺除業障十二尊佛)

참제(懺除)는 시방의 부처님 전에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여 무거운 업장을 제거(除去)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무리 작은 돌이라 하더라도 물에 가라앉지만, 비록 큰 바윗돌도 배에 실으면 강을 건너갈 수가 있습니다. 참제란 바로 부처님의 원력이라는 배에 올라 피안으로 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아래의 열 두분의 부처님은 업장이 두터운 중생들을 위하여 특별히 참회를 증명하여 업장을 소멸하여 주시겠다고 서원을 하신 분들입니다. 때문에 우리들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서 업장을 녹여주시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나무(南無) 참제업장(懺除業障) 보승장불(寶勝藏佛)

보승장(寶勝藏) 부처님은 수승한 보배의 곳간을 갖춘 분이십니다.

남에게 많은 신세를 지고 빛을 진 것이 많고 허물이 많은 중생들의 참회를 받아들여 업장을 소멸시키는 부처님 이십니다. 빛이 많은 중생은 다음 생에 그 빛을 갚느라 축생의 몸을 받는 데 그러한 과보를 해소시켜주는 부처님이십니다.

수승한 보배의 곳간을 열어 가난에 억눌린 중생들을 구제하시는 것이 보승장 부처님의 원력이십니다.

보광왕화렴조불(寶光王火炎照佛)

보배의 광명이 불꽃처럼 빛나는 부처님이십니다. 참 생명의 용광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밝은 지혜의 불꽃으로 삼보의 상주물을 훼손한 죄와 겉치장으로 꾸미거나 사치와 낭비로 허영심의 많은 허물의 참회를 받아들이는 부처님이십니다.

일체향화자재력왕불(一切香火自在力王佛)

모든 향과 꽃으로 자재하신 힘을 갖추신 부처님이십니다. 온갖 악취(惡臭)를 풍기는 죄업을 맑고 향기롭게 정화하면서 특히 계(戒)를 어긴 죄업의 참회를 받아들이시는 부처님이십니다.

백억항하사결정불(白億恒河沙決定佛)

온갖 생명을 해친 죄업를 참회하여 모든 존재하는 또 다른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시는 부처님이십니다. 항하는 인도의 갠지스강을 말하며, 항하사란 그 갠지스강에 있는 수 많은 모래를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풀 한포기 모래 한줌 등등이 만유의 참 생명의 분신이며, 부처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수많은 중생들과 조우하면서 그 생명들을 해치고 있으며, 심지어 공기를 들이 마시고 물을 마실 때마다 무수한 미생물을 해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또한 그러한 미생물들이 없다면 우리들 또한 죽은 목숨일 수밖에 없으며,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다른 생명들을 의지 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그 모든 생명들이 나와 바로 한 생명임을 깨닫고 물 한금, 들이키는 공기조차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일깨워 주시는 부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