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理懺)

어둠이 실체가 없는 것처럼 죄라고 하는 것도 자성(自性)이 없고 마음 따라

일어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을 맑히는 것이 곧 죄를 참회는 것과 같은 것이다.

罪無自性從心起 心若滅時罪亦亡 罪亡心滅兩俱空 是卽名爲眞懺悔

죄란 스스로의 성품이 없어, 마음을 좇아 일어나는 것

마음이 멸한 즉, 죄 역시 사해지나니

죄 사해지고 마음 멸함을

(이), 진정한 참회라 이름하리라.”

우리가 살아가면 우리 스스로의 죄의식에 사로잡혀 괴로움의 늪으로 더욱 빠져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땐 어떻게 참회를 해야 할지 망설여지게 됩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인간이 원죄(原罪)를 짊어진 존재로 매김하여 오직 신(神)만이 그 죄를 심판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모든 존재는 본래 부처라는 입장으로 모든 업은 인과법에 의해서 스스로가 짓고 스스로가 받는다(自作自守)’라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온갖 사건에 시달리는 꿈을 꾸다가 문득 깨고 나면 사라지듯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잠재의식이 표상(表象)으로 떠오른 환영(幻影)이며 다 마음이 만들어낸 것임을 알게 됩니다. 온갖 생각을 일으키는 그 마음을 돌이켜보아 본래 그 자리가 공(空)한 것임을 깨닫고 나면 이것을 진정한 참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회진언(懺悔眞言)

“옴 살바 못자 모지사다야 사바하(oṁ sarva bodha bodhisattvāya svāhā)”

‘oṁ’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라는 감탄사이며, ‘sarva’ 역시 ‘전체의’‧‘일체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음은 앞에서 설명드렸습니다. 또한 ‘bodha’란 ‘지(智)’를 뜻하는 명사이며, 그 뒤에 ‘깨달음’이란 명사 ‘bodhi’와 ‘중생(유정)’을 뜻하는 명사 ‘sattva’에 여격어미 ‘ya’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svāhā’는 ‘(모든 것이) 성취 되어지이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위의 내용들을 전제로 전체 진언구를 해석해 보면

“아! 일체의 지(智)(를) 깨달은 중생이여 모든 것이 성취 되어지이다!”

진정한 참회는 우리의 근본 자성을 깨달아 죄도 마음도 본래 공한 이치를 요달하여 불보살님처럼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부처님이나 중생이 본래 하나의 절대의 참 생명에 귀의하고 그 생명자리에 머물면서 모든 중생의 삶을 함께 정화(淨化)시켜나가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