願我定慧速圓明(원아정혜속원명)
불교의 기본 토대를 일러 삼학(三學 - 戒 定 慧) 이라 했습니다.
이들 셋은 마치 다리가 셋인 솥을 비유하기도 합니다. 어느 하나가 없으면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 밖에 없으니 셋은 하나이면서 각각의 형태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선 그 어느 하나라도 소흘이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원명(圓明)이란 어둠(번뇌)이 물러가고 밝음(깨달음)이 훤히 들어나는 것이니, 이것은 선정과 지혜가 어우려 져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고려시대 보조국사(普照國師)께서는 정혜쌍수(定慧雙修)를 주장하며 성성(惺惺)함과 적적(寂寂)함이 함께 유지되어야 밝음이 드러난다고 하셨습니다.
적적(寂寂)한 선정(禪定)이 없으면 올바른 지혜가 생겨나지 않으며, 성성(惺惺)하게 깨어 있는 지혜가 없으면 올바른 선정이 아닙니다. 마치 새의 두 날개와 같아서 두 날개가 같이 펴져야만 넓푸른 창공으로 걸림없이 날아갈 수 있습니다.
願我功德皆成就(원아공덕개성취)
옛말에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공(功)이란 수고로움이요, 덕(德)이란 쌓아 나아가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금강경을 비롯한 모든 경전에서 공덕을 닦으라는 말이 수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덕을 쌓기 위해서는 기초가 단단해야 합니다.
저는 불법(佛法)을 배우고 공부하는 모든 사람(여기서는 보살)을 학생보살이라고 부릅니다. 학생의 기본은 공부하는 것이요, 보살의 기본은 바라밀(婆羅密)을 닦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학생이 먼저 기본적인 공식을 습득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진전을 이룰 수 없듯이 보살은 먼저 ‘나’라는 생각(我相)을 버려야만 합니다. 이것을 무루(無漏)의 공덕이라 합니다.
그러한 공덕을 닦아나가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바로 보살의 서원(誓願)입니다.
願我勝福遍莊嚴(원아승복변장엄)
바로 앞에서 공덕을 닦아 나아가겠다는 서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그 지은 바 복은 베풀어야만 제대로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장엄(莊嚴)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먼저 가정이 화목하고 화평하면 세상의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 가화만사성을 장엄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장엄이란 내가 지은 복으로 모든 이를 안락(安樂)하고 편안(便安)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의 제 10분인 장엄정토분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공덕을 닦아 나가면 먼저 우리들의 마음이 바뀌게 된다. 이를 일러 심장엄정토(心莊嚴淨土)라 하며, 마음이 바뀌면 저절로 몸도 변화하게 되는데 이를 신장엄정토(身莊嚴淨土)라 한다. 나의 몸과 마음이 변화하여 다른 이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세간장엄정토(世間莊嚴淨土)라 일컽는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나와 남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장엄(莊嚴)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널리 세상을 바꾸는 것을 보변만시방(普遍滿十方)이라 합니다. 보변(普遍)은 온 세상에 고루 펴지고 두루 미치어 널리 통(通)하는 것이며, 이것을 보통(普通)이라 합니다. 보통이란 특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외가 아닌 일반(一般)적인 것, 이분(二分)이 아닌 모두 한가지인 불이(不二)의 경지입니다. 여러분들은 아니 우리 모두는 보통사람들입니다.
어느 한 곳에 치우침이 없는 보통(普通)은 상대를 초월한 절대(絶對)입니다.
모든 존재는 절대의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습니다.
준제진언의 수행자는 준제(准堤 - 淸淨)의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며, 본래청정(本來淸淨)을 지송(持頌)하며 “내가 지은 수승한 복으로 너와 나를 너머 세상을 두루 널리 장엄하겠다”는 서원을 하는 것입니다.
願共衆生成佛道(원공중생성불도)
모든 중생이 다함께 성불하기를 발원하는 것, 세상에 이보다 더 위대한 소원은 없습니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체중생을 남김없이 성불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강경의 첫 구절에서 부처님께서는 「보살은 마땅히 일체중생을 구제해야만 한다. 그런데 한 중생이라도 구제했다는 상(相)을 내는 그 순간 그는 보살이 아니다」라고 강력한 어조로 말씀하십니다. 즉 중생이 없는 곳에 부처는 없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