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낙화유수와 같고,
우리의 삶은 찰나의 꿈결처럼 짧기만 합니다.
한해의 끝자락에 서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우리의 인생이 하룻밤 꿈과 같습니다.
어느새 경인년도 하루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한해동안 늘 저희 문수사를 사랑하여 주신 모든 불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신묘년에는 부처님의 자비가 가득하길 축원드립니다.
지난해도 그랬듯이 올 한해에도 국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쉽지 않은 해였으며, 종교적으로도 많은 갈등과 충돌이 있었던 해였습니다.
눈으로 볼 수 없으나 지난 시간들 속에는 많은 회한의 눈물과 고통,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순간 순간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들도
적지 않았음에 위안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합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우리는 힘들수록 더 큰 신심과 원력으로 일어서고
힘들게 한 모든 인연들 또한 우리를 더욱 수행하고 정진하게 하신
불보살의 화현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흘러간 지난 시간도 부처님의 광명이 가득한 시간이었고
다가올 시간도 부처님의 광명이 우리를 찬란히 비출 것입니다.
매 순간 부처님과 함께하는 시간이기에
우리는 힘겨움 속에서도 늘 벅찬 감동으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올 한해에도 묵묵히 문수사를 사랑해 주신 님들이 계셨기에
많은 일들을 해 낼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따뜻한 마음과 신심이 있었기에 경인년 한해도
마음의 부자로 살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모든 불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새해에도 저희 문수사는 온 정성을 다하여 부처님 법을 실천하는
정법 도량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한해의 끝자락이면 늘 생각나는 게송입니다.
묵은해니 새해니 분별하지 말게
겨울 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듯 하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학명선사 게송>
이미 지나간 것을 쫓아가지 말라.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바라지도 말라.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도 순간순간 변해가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의 현재를 깨어있는 정신으로
온전히 살지 않으면 안된다.
<중부경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