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 법정 스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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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멋진스님
 2016-06-12 05:30
조회 : 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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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를 방해하는 것은 졸음보다 더한 것이 없다.
하루 종일 어느 때나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으면서 흐리지 말고, 한평생을 헛되이 보낸다면 두고두고 한이 될 것이다.
덧없는 세월은 찰나와 같으니 나날이 놀랍고 두려우며,
-야운 비구(野雲 比丘)의 《자경문(自警文)》-
사실 도시 주변의 절간에 머무는 6, 7년 동안
그러나 막상 산에 돌아와 살게 되니 잠만 잘 수가 없다.
더구나 손수 끓여 먹고
도량이라도 가꾸자면 푹 쉴 여가가 없다.
어디 가서 더도 말고 한 댓새 해놓은 밥 좀 얻어먹으면서,
날마다 더운물에 목욕하면서
푹 좀 쉬었으면 좋겠네라고
피로를 푸는 일이 잠이 제일임을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다.
한잠 푹 자고 나면 다시 생기를 돌이킬 수 있다. 그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더 피로가 쌓인다.
어떤 스님들은 하루 두세 시간밖에 안 자고도 말짱하다.
아예 바닥에 눕지 않고 앉은 채 정진하면서 잠깐 졸뿐이다.
우리들 인간 자체가 하나의 신령스런 영체(靈體)라는 것.
이 몸은 그 영체에 소속된 그림자라는 것이다. 그 어떤 사람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24시간뿐이다. 인류사에 빛을 남기면서 사람답게 살다 간 사람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절대로 무한하지 않다.
그러니 잘사는 사람은 그 시간을 귀하게 여기면서 귀중한 시간임에도
그걸 모르고 함부로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강물처럼 한번 흘러가 버리면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시간과 조류는 결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 시간에 대한 관념은 특히 절에서 희박하다.
이 시간에 대한 관념은 게으름과 상관관계를 갖는다.
일없는 스님들과 어울려 노닥거리는 일이 많다. 주인은 한나절의 한가로움을 잃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시간을 낭비하는 데에 마음을 쓰고,
지혜로운 사람들은 시간을 선용하는 데에 마음을 쓴다.
잘 쓰면 거듭거듭 창조와 향상의 삶을 이룰 수 있고,
시간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인생 그 자체가 하나의 소모요,
우리는 자기 시간도 소중하게 쓸 줄 알아야 하겠지만,
남의 시간을 함부로 빼앗는 일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시간을 훔치는 사람이야말로 큰 도둑임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목숨의 한 도막을 빼앗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좋은 친구란 함께 있는 시간을 유용하게 쓰는 사람이고
나쁜 친구란 함께하는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다.
한정된 시간 속에 사는 우리들은
가끔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흔히들 말하기를, 새털같이 많은 날을 두고
뭐 그리 서두르냐고 한다.
오늘은 살아 있다고 하지만 내일은 어떻게 보장한단 말인가.
그러니 무슨 일이건 미루지 말고 마음 내켰을 때 곧 착수해야 한다. “바로 지금이지 따로 시간은 없다.
(卽時現今 更無時節)”라고
‘오늘’이라고 할 때 이미 석양임을 알아야 한다.
원효 스님은 그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늘이 끝이 없는 데 나쁜 짓은 날마다 늘어가고,
내일이 끝이 없는데 착한 일 하는 날은 많지 못하며,
내년이 다하지 않는데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는구나.”
‘오늘’, ‘내일’ 하면서 미루지 말라는 뜻이다.
우리는 이 핑계로 한평생을
이다음으로 미루면서 살려는 나쁜 버릇이 있다. 생활에 개선이 없으면 삶은 탄력을 잃고 침체되기 쉽다.
“시간이 지나가 어느새 하루가 흐르고 어느덧 한 달이 되며,
한 해 두 해가 바뀌어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
부서진 수레는 구르지 못하고 늙어지면 닦을 수 없다.
누워서는 게으름만 피우고 앉으면 생각만 어지러워진다.
그 많은 날을 헛되이 살아왔으면서 어째서 닦지 않는가.
이 몸은 머지않아 죽고 말 것인데 내생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헤아려보라.
-산방한담(山房閑談) 월간 맑고 향기롭게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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