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집경(法集經)>에는 부처님의 교화의 넓이와 깊이, 그 높음을 표현한 대목이 있씁니다.

 "선남자야, 부처님의 행위에 관한 열 가지 비유가 있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대지는 그 본성이 평등하여 온갖 중생을 업고 있건만 중생의 보은(報恩)을 바라는 일이 없다. 부처님도 저 대지와 같아서 그 마음이 평등하여 온갖 중생을 업고 있으면서도 중생의 보은을 바라지 않는다.

 둘째, 큰 물은 그 본성이 널리 침투하여 온갖 것을 적셔 다 무성케 하건만, 그들의 보은을 바라지 않는다. 부처님도 또한 이러하여 자기의 공덕으로 중생을 다 이롭게 해서 편안케 하면서도 중생의 보은을 바라지 않는다.

 셋째, 불의 성질은 온갖 과일을 성숙케 하건만, 그것들에게 바라는 바가 없다. 부처님도 이러해서 자기의 공덕 지혜로 온갖 중생의 선근(善根)의 과일을 성숙케 하면서도 중생의 보은을 바라지 않는다.

 넷째, 바람의 성질은 온갖 약초의 씨를 자라게 하건만 그것에 분별함이 없고 바라는 바가 없다. 부처님도 또한 이러해서 온갖 중생의 법신(法身)을 증장(增長)케 하면서도 중생의 보은을 바라지 않는다.

 다섯째, 공간은 무량 무변하며 그 몸에 장애가 없어서 온갖 것을 받아들이건만, 그것들에 분별함이 없으며 탐착함이 없다. 부처님도 이러해서 무량 무변한 여러 착한 공덕을 성취하여 온갖 중생을 이롭게 하면서도 중생에게 분별함이 없고 탐착함이 없다.

 여섯째, 밝은 달은 허공에 빛나고 있어서 청정원만하여 보는 사람들이 다 즐거움을 느끼며, 빛이 세상의 온갖 형태를 비추어 저 어둠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게 한다. 부처님도 이러해서 세상에 나타나매 공덕이 구족하여 모든 곳에서 보는 사람 모두가 즐거움을 느끼며, 세간(世間)을 구제하여 저 세법(世法)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는다.

 일곱째, 해가 뜨면 빛이 고루 비쳐 온갖 어둠을 깨고 가림이 없어서, 모든 중생의 하고자 하는 사업(事業)을 다 이루게 한다. 보살도 또한 이러해서 세상에 나타나 중생들의 무명(無明)의 어둠을 깨고 지혜의 빛으로 널리 비춰 중생의 가지가지 선근(善根)을 다 증장시킨다.

 여덞째, 배는 견고하고 두터우며 잘 묶여져 깨지지 않아서, 중생들을 싣고 대해를 건너지만 중생에게 값을 요구하지 않는다. 부처님도 이러해서 지혜로 두터움을 이루고 여러 바라밀로 견고함을 이루고 대자비로 잘 묶는 작용을 하며, 중생들을 싣고 생사의 대해를 건네 주건만 중생에게 값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홉째, 다리는 사나운 강물이 흘러 물살 세고 험난한 곳에 걸려 있어서, 중생들을 건너가게 하건만 건네 주는 일을 분별하는 생각이 없다. 부처님도 또한 이러해서 번뇌의 사나운 강물이 세차게 흐르고 건너기 어렵고 험난하여 두렵기 짝이 없는 도중에 큰 다리가 되어 걸려 있어서, 중생을 평등히 건너게 하여 해탈의 즐거움을 주면서도 구제한 것에 대해 분별하는 마음이 없다.

 열번째, 큰 등불은 방 안의 모든 어둠을 다 비추건만 내가 비춘다느니 비춘 것은 내 작용이라느니 하는 생각이 없다. 부처님도 이러해서 무명의 어두운 방에 지혜의 등불을 켜서 온갖 중생을 평등히 두루 비추면서도 내가 비춘다느니 비추는 것은 나의 작용이라느니 하는 마음이 없다.

 이것이 행위의 열 가지 비유니라."

 여기서 여러 가지 표현으로 부처님의 교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텅 빈 공간에 부처님을 비유한 대목은 아주 돋보이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간 없이 한순간도 살 수 없지만 그것을 느끼지 않습니다. 공간은 무량 무변한 것입니다.

 이처럼 없는 듯 하지만 충만해 있는 것이 부처님의 교화의 마음입니다. 다시 말해서 중생을 자비로써 교화하는 것이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그러한 넓고 깊은 무량 무변한 마음이 공간과 같다는 표현은 아주 적절한 것입니다. 우리도 전법 교화를 실천할 때 부처님의 마음에 서서 그 뜻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상으로 부처님의 네 가지 덕목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부처님을 생각할 때 원력과 지혜와 자비와 교화의 네 가지는 반드시 떠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부처님에 대해 올바로 이해할 수 있으며, 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불자의 기본 자지로서 부처님의 이 네 가지 덕목에 대해서 환히 꿰뚫어 알고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