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봉불법득인신(幸逢佛法得人身)

  다겁수행근성불(多劫修行近成佛)

  송풍취타병중석(松風吹打病中席)

  일기진심수사신(一起瞋心受蛇身)

  천당불찰여지옥(天堂佛刹與地獄)

  유유인심소작인(惟由人心所作因)

  아증비구주차암(我曾比丘住此庵)

  금수사신한만단(今受蛇身恨萬端)

  영쇄아신작미진(寧碎我身作微塵)

  갱불평심기진심(更不平心起瞋心)

  원사환향염부제(願師還向閻浮提)

  설아형용계후인(說我形容誡後人)

  함정구불능언어(含情口不能言語)

  이미성서로진정(以尾成書露眞情)

  원사서사현벽상(願師書寫懸壁上)

  욕기진심거안간(欲起瞋心擧眼看)

  심리무진진보시(心裡無瞋眞布施)

  구중무진토묘향(口中無瞋吐妙香)

  면상무진진공양(面上無瞋眞供養)

  무희무진시진상(無喜無瞋是眞常)

그 뜻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행히 불법을 만나 사람이 되어서

가겁을 수행하여 성불에 가깝더니

병중에 바람이 불어 성을 내고 뱀이 됐소.

천당과 불찰(佛刹)과 지옥이 따로 있겠소

오직 마음으로 지어 이루어졌소.

나도 일찍이 비구승으로서

뱀의 몸을 받고 보니 한이 많소.

이 몸이 부서져서 가루가 되더라도

다시 진심은 아니 내려 하오.

스님이 만갹 다른 곳에 가거든

나의 말을 하여 경계하여 주소서.

정신은 말짱하나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꼬리로 글을 써서 진정을 사뢰노니

스님은 이 글을 벽상에 써 붙이고

진심이 날 때 쳐다보게 하시오.

마음에 성을 안 내면 참다운 보시요

입 가운데 고운 말이 미묘한 향이로다.

얼굴에 성 안 냄이 참된 공양이요

기쁨도 성냄도 없으면 참 도리인가 하오.'

이 글을 보고 찾아 온 객스님이 깜짝 놀라서 구렁이에게 세 번 절하였습니다.

  이 이야기의 사실 여부는 미루어 두고라도 진심(성냄)의 해독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부천님께서도 진심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진심은 마치 흙을 바람을 향해 던지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 오는데 흙먼지를 던지면 그 먼지는 당연히 던진 사람에게로 되돌아옵니다.  진심은 내는 순간 상대방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진심의 해독은 진심을 낸 사람의 몫입니다.

  또 진심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진심은 입에 피를 담고 남을 향해 뿌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피를 물고 남을 향해 뿌리는 것은 상대방의 몸에 닿기 전에 이미 자기의 입이 더러운 피로 가득차게 됩니다.  진심을 남에게 표현한다는 것은 이미 진심을 통해 깜깜한 먹구름이 뒤덮이게 되는 것입니다.  먼지나 피로 표현되는 진심의 해독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