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인과 (因果)의 법칙

인과의 법칙은 피할 수 없다

 불교공부의 중요한 또 하나의 동기로 인과가 있습니다. 한국불교는 인과불교라고 할 만큼 인과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과에 대해서는 누구나 잘 알고 있고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과라고 하면 불교인이든 비불교인이든 관계 없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인과는 우리의 행위, 다시 말해서 업에 대해서 시간적. 공간적으로 오는 과보를 설명하는 가르침입니다. 선한 업에는 선한 과보가 따르게 마련이고, 악한 업에는 악한 과보가 따르게 마련입니다.

 인과라고 할 때 인(因)은 씨앗에 해당합니다. 쉽게 말해서 원인이란 뜻입니다. 과(果)는 결과를 말합니다. 그래서 인과는 어떤 조건에 의해 생기게 되는 것, 또는 모든 존재가 있게 되는 존재의 원인입니다. 존재의 원인은 인연이며, 인과며, 연기의 법칙입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은 내용 또한 연기의 법칙입니다. 연기의 가르침은 어떤 때는 인연의 문제로, 어떤 때는 인과의 문제로 다양하게 우리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인과의 입장에서 살펴 보고자 합니다. 인과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믿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삶이 결정된다고 할 만큼 인과는 중요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불교의 많은 가르침 중에서 인과의 법칙을 교과서에 수록하여 온 국민들에게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인과의 가르침은 인격을 닦아 나가는 데도 아주 좋은 재료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인과를 제대로 이해해서 인과의 원리대로 살아간다면 나쁜 짓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인과의 원리는 모든 국민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내용입니다. 언젠가는 도덕이나 윤리의 차원에서 인과의 원리를 공부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인과의 원리는 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내용입니다. 문수보살이 보수보살에게 말씀한 <화엄경>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문수보살이 보수보살에게 물었습니다.

 "불자여,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로 이루어져 있어서 다같이 '나'라고 하는 것과 나의 것이라고 하는 것이 없는 터인데 어떤 사람은 괴로움을 받고, 어떤 사람은 즐거움을 받으며, 어떤 사람은 깨끗하고, 어떤 사람은 추악합니까? 또 어떤 사람은 현세에서 과보를 받고 어떤 사람은 후세에 가서 과보를 받게 되는 것입니까?"

 보수보살이 대답했습니다.

 "그가 지은 행위에 따라 이런 과보의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맑은 거울이 대하는 사물의 모양에 따라서 비춰지는 모습도 각기 다른 것과 같습니다. 업의 본성도 이와 같아서 밭에 뿌려진 씨가 비록 자각하지는 못하지만 저절로 싹이 트는 것과 같으며 환술사가 네거리에서 여러 몸을 나타내는 것과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