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각기 다른 차이를 보이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경전에서 이야기하듯 불교공부를 하는 이유가 됩니다. 이것은 또 불교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하나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똑같이 세상에 태어났으면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수화풍의 사대로 육신은 갖추고 있으나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삶을 이루어 같은 것이라곤 단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의문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이 바로 행위에 따라 과보의 차이가 생긴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인과의 바른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행위에 따라서 결과가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얼굴을 하느냐, 또는 어떤 생활로 살아가느냐에 대한 기준은 바로 우리의 행위가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절대자가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 개인의 행위에 의해 오늘 자기의 상황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어제의 행위가 오늘의 과보를 가져올 수 있듯이 과거의 자기 행위가 오늘의 삶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또 아주 어렸을 때의 행위가 오늘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행위가 내일의 삶의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것입니다.
좀더 자세히 이야기한다면 어제의 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따라서 현재의 상태가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라고 하면 길게는 전생도 되며, 과거의 무한한 생도 어제라는 말 속에 포함됩니다.
이와 같이 인과라고 하는 것을 쉽게 정의 를 내리면 과거의 행위에 대한 오늘의 차별된 결과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 오늘의 행위에 따라서 미래의 차별된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기신론>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과거 한량없는 세월 동안 선업 또는 악업을 멈추어 간직해서 산실(散失)시키지 않는 까닭에 그 업의 결과로부터 오는 현재와 미래의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성숙시켜 어긋남이 없게 한다."
한량없는 과거를 살아오면서 거기서 선한 일도 하고 악한 일도 하게 됩니다. 그런 일들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가 그것이 현재의 자기 삶으로, 또는 미래의 자기 삶의 과보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현재의 행위를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 상대를 해롭게 하거나 해치고 싶지만 과보가 두려워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행법은 피할 수 있지만 인과의 법칙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인과의 법칙은 우리의 삶을 규정짓고 있는 좋은 가르침입니다.
예를 들어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 그 손해가 바로 자기에게 돌아옵니다. 과보의 원리는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악한 일을 하는 데도 잘 살고, 어떤 사람은 선한 일을 하는 데도 왜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많습니다. 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법구경>의 한 구절을 인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악한 사람도 복을 만난다
악의 열매가 익은 뒤에는
악한 사람은 죄를 받는다.
선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착한 사람도 화를 만난다
선의 열매가 익은 뒤에는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
<법구경>의 가르침처럼 비록 현재 악을 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사는 것은, 아직 악의 열매가 익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지어놓은 선의 누적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악의 열매가 익으면 과보를 반드시 받는 것입니다. 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지금은 한 푼도 벌지 못하고 쓰기만 하더라도 과거에 벌어 놓은 돈이 있으면 잘 쓰고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많이 버는데도 불구하고 가난하다면 과거의 빚이 많기 때문입니다. 선악의 관계가 이런 원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