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에 대해 잘 알려진 경전으로는 <삼세인과경(三世因果經)>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교훈이 되는 가르침이 많습니다. 우리는 과거 무량세의 선업과 악업을 모두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땐가 싹이 터서 잎이 피고 줄기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열반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온갖 중생이 받는 고락(苦樂)의 과보가 모두 다 현세의 업 때문인 것은 아니며, 그 원인이 과거세에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에 있어서 인을 짓지 않는다면 미래에 받아야 할 과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는 인과의 시간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인과를 이야기할 때 순현보(順現報), 순생보(順生報), 순후보(順後報)라는 말이 있습니다.

순현보는 현세의 업에서 과보를 받는 것이며, 순생보는 지은 업을 바로 그 다음 생에 받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태어나기 이전의 전생에 대한 업을 금생에 받는다거나 금생에 지은 업을 다음 생에 받는 것을 말합니다.

순후보는 금생에 지어서 많은 생을 거치면서 받는 것을 말합니다. 다음 생에서 바로 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생을 뛰어넘어서 받는 과보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금생에서 자신의 모습을 살펴 보았을 때 자신의 삶이 어렵고, 힘들고, 불행하다면 그것은 반드시 현세에 지은 업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바로 전생에서 지은 업 때문에 현생이 힘들고 불행하고 어려운 것만도 아닌 것입니다.

미루어 생각해 보면 과거의 숱한 많은 생을 살아 오면서 그 동안 받아서 써버린 것도 있지만 누적되어 있는 부분도 많은 것입니다. 그것이 금생을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의 숱한 생을 살면서 미처 과보를 받지 못하고 누적된 부분들, 특히 바로 지난 생에 지은 업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금생에 지은 크고 작은 것들이 나타나서 오늘의 삶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순현업(順現業), 순생업(順生業), 순후업(順後業) 또는 순현보, 순생보, 순후보라는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인과에서 명백한 것은 언제 업을 지었든 간에 지은 업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보는 언제 받아도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인과를 말할 때 자주 소개되는 게송이 있습니다.

"가사백천겁(假使百千劫)

 소작업불망(所作業不忘)

 인연회우시(因緣會遇時)

 과보환자수(果報還自受)"

'온갖 중생이 지은 행위는 백 겁을 지난다 해도 없어지지 아니하여 인연이 결합되는 때에 가서는 그 과보를 스스로 받아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