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불교공부의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해 왔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불교 교리를 공부하는 목적에 대해서 상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불교는 곧 인생이며, 인생은 곧 불교인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삶이 그대로 불교인 것입니다.

<증일아함경>에는 부처님의 제자인 아나율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나율은 평소에 게을러서 한때 부처님의 꾸지람을 듣고 정진한 결과 그만 눈이 멀었습니다. 아나율은 눈이 먼 것도 염려하지 않고 용맹정진을 해서 큰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의 제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눈이 멀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옷을 깁는데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하루는 떨어진 옷을 기우려고 바늘에 실을 꿰려고 했습니다. 눈도 어둡고 늙어서 손이 떨렸습니다. 혼자서 아무리 실을 꿰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도를 얻은 성자들 중에서 누가 나를 위해 이 바늘에 실을 꿰어 주고 공덕을 쌓을 사람이 없을까.'

그러자 누군가 그에게 가까이 와서 말했습니다.

 "아나율이여, 나에게 공덕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다오."

 그러면서 손을 내밀어 바늘과 실을 가져가 실을 꿰어 주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나율은 그 목소리로 보아 틀림없이 부처님임을 알아차렸습니다. 아나율은 깜짝 놀라면서 송구스러운 마음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중얼거린 것은 세상에 있는 구도자들 중에서 공덕을 쌓아 행복을 구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바늘에 실을 꿰어 달라고 한 것입니다. 어찌 세존께서 이 같은 일을 하시려 합니까.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그 말을 듣고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나율이여, 세상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 중에서 나 이상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나율은 그 말씀을 즉시 이해하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은 이미 미혹의 바다를 건너고, 애착의 늪을 벗어났으니 다시 또 무엇을 구하겠습니까. 그런데 또 무슨 이유로 행복을 더 구한다는 말입니까."

여기서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성취한 사람도 추구할 것이 더욱 많이 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를 들어 보시를 하는데 있어서도 이 정도만 하면 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인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물며 진리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끝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부처님과 아나율의 대화에서 보듯이 부처님은 훌륭한 성자시며 스승입니다. 그러나 행복을 향한 부처님의 끝없는 추구심은 우리가 반드시 본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행복의 추구는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목표인 것입니다.